욤욤군, 용석입니다.
캐나다 도착하면서 가져온 달력에 캐나다에 온지 몇일이 되었는지
체크를 하는데 오늘이 캐나다에 도착한지 딱 100일째더군요.
100일. 제 생각에는 빠르지도 않고 늦지도 않게 시간이 흘러 간 것 같네요.
1년의 1/4이 지나간 상황에서 한번 저의 상황을 주거, 일, 영어, 목표순으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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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거
캐나다에서 100일정도 지나니까 딱 적응해서 살 만해진 것 같습니다.
처음 캘거리에서 와서 호스텔에 지내면서 '여기는 어디냐. 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한 마음에 하루종일 컴퓨터를 손에 놓지 못하고 씨엔드림과 키지지를 끼고 살았었죠.
그러다 씨엔드림에서 렌트를 구해 5일만에 집을 구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저희집은 다운타운 14th AVE, 5st에 위치해 있습니다.
3층 아파트먼트인데요. 위치도 다운타운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호스트도 좋고
무엇보다 집이 깔끔하게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여기가 Mid town이더군요.
Up town도 Down town도 아닌 딱 중간지대.
그래서 17th AVE도 여친과 함께 한번씩 가서 맛있는 것을 먹고 돌아오곤 합니다.
그곳은 밴쿠버의 Robson St.과 비슷한 느낌을 가지게 해주더라구요.
하지만 돈이 없는 저희 커플은 세븐일레븐에서 코코아를 사먹는 재미로 한번씩 산책을 다녀오곤 했었습니다. ^^;;
지금은 추워서 그러지 못하지만요.
이제는 집을 새로 구해서 호스트를 해보려고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에 여기 와서 어리바리한 모습과는 많이 발전한 모습이죠.ㅋ
어제 아래 처음 캘거리에 눈이 오니 역시 캘거리의 겨울은 장난이 아니다 생각이 들더군요.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빨리 방을 구해 나가야겠습니다.
2. 일
이전에도 글을 올렸지만 전 다운타운에서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The UPS Store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거의 풀타임으로 아침부터 오후까지 일을 하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정말 1주일만 하고 다른일을 찾아볼까 생각했었습니다.
무슨 알아야 할 업무가 그렇게도 많으지요!!
우체국과 같은 업무에 프린팅, 라미네이션(코팅), 명함디자인, 바인더 제작, 플라이어 제작, 사서함 관리까지...
그외에도 기타 자잘한 업무가 많습니다.
어제까지는 무려 1만2천장이나 되는 PDF파일을 한 파일로 묶어 정리했었네요.
처음 일을 시작할때는 '이거 뭐 어렵겠냐' 생각했는데..
여기는 캐나다였습니다.
사소하게 종이 사이즈부터 A4가 아닌 Letter를 사용하는 곳입니다.
세금체계도 우리나라와 다르고 일처리 하는 방식도 우리와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잠시 대학교에서 조교로도 근무해서 이런 일을 익숙하다 생각했는데
업무 자체가 비슷했지만 많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제가 일하는 곳은 다운타운 중에서도 중심가에 있는 빌딩입니다.
석유, 건설회사등이 밀집한 곳입니다.
때문에 주로 손님들은 캐내디언 중에서도 비지니스를 하는 캐내디언입니다.
이때문에 처음부터 영어에 대한 압박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저의 간단한 하루 일과를 설명하자면,
아침에 출근하면 어제 물품을 보냈던 물품들이 잘 도착했는지
추적해서 제 날짜에 도착하지 않는 것을 체크하고
명함제작이나 프린팅 오더가 있으면 그것을 제작합니다.
그러다 10시쯤이면 UPS, Purolator, Fedex등과 같은 회사에서 물건이 들어오는 걸 관리대장에 기입하고
시시때때로 Shipping(배송)손님이 있으면 양식을 작성하게 물건을 보내줍니다.
그러다 11시쯤에 빌딩 지하에 있는 메일을 픽업해서 100개 가까이 되는 사서함에 메일을 투척하고
12시쯤에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점심식사를 합니다.
점심식사후면 러쉬타임입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물건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우르르 들이닥칩니다.
이때가 가장 정신없습니다. 도무지 같은 패턴인 사람이 없습니다.
한 천장은 되보이는 두꺼운 책 들고와서 나 이거 100권 만들어 달라고 하는 손님,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어보는 손님,
메일박스 렌탈하고 싶은데 가격이 어느정도인지 궁금하다는 손님,
필리핀으로 선물을 보내고 싶은데 가격이 궁금하다는 손님 등등..
주 대화 내용도 이렇습니다.
"나 이거 LA consulate에 보내고 Return 해야 하는데 어찌 하면 되는거야?"
"나 UPS account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이 패키지는 Drop-off 인데, 그냥 가면 되는거야?"
"패킹하려고 하는데 너희 가게는 어떤 박스를 팔아?"
아..정말 정신이 없더군요.
거기에 시시때때로 울리는 전화를 받아야 하니까 더더욱 스트레스였습니다.
손님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 하는 것도 어려운데 전화로 통화는 것은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Good morning, The UPS Store in downtown. What can I do for you?" 라고 말 한 뒤에
손님이 "Hi, I have quick qestion. Do you have...." 말하는데 아..무슨 소린가요..
분명이 영어로 이야기 한 것 같은데 영어발음이 다 다릅니다.
특히 저기 중동, 아프리카쪽은 자기네 억양으로 영어를 하니까 랩을 하는건지, 경전을 말하는건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한번은 말하다가 못 들으니까 대놓고 천천히 이야기 하고,
또 한번은 전화를 하다가 끊어 버리고,
또 한번은 아예 너 매니저 바꿔 주라도 이야기 하더군요.
그럴때면 전화기를 쓰레기통에 묻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절실히 들더군요. ㅋ
지금도 전화벨이 울리면 긴장 모드입니다. 전화는 언제쯤 적응이 될런지요.ㅠㅠ
벌써 3달째 접어들지만 이놈의 일은 아직 적응중입니다.
열심히 사장님에게 혼나면서 배우고 있는데 언제가는 곧 적응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크흑.
3. 영어
우선 저의 영어 실력은 말씀드리자면..
캐나다 오기 직전 치뤘던 저의 토익성적은 400점대 중반이였습니다. ^^;;
나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점수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이였지만 현실이었습니다.
그래서 필리핀 세부에서 어학연수 6개월,
한국에서 영어로만 수업을 듣는 수업을 1학기 수강하고,
스카이프 온라인 동아리에서 입트영 영어회화 스터디, 그래머 인 유즈 스터디를 5개월 했고
필리핀 강사와 1:1튜터 수업을 3개월정도,
미국 영어강사와 랭귀지 익스체인지를 2개월정도 했었습니다.
자.. 이렇게 적어놓으면 지금의 전 영어를 무척 잘하는 놈 같이 보이는데요.
한국에서의 영어 공부는 '기초'만 쌓고 온 것 같습니다.
특히 전 문법과 어휘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영어를 마음먹고 공부한 것이 2008년부터였으니까 3년을 공부했었도
저의 노력부족인지 영어가 많이 딸리는 것 같이 느낍니다. ㅠㅠ
다시 돌아와서 지금 저는 다운타운 보우밸리에서 IELTS 기초반과 도서관 ESL을 듣고 있는데요.
일주일 두번씩 3시간씩 수업을 듣고 있지만 레벨이 높아서 그런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많더군요.
뭔가의 특별한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개인튜터를 구하기로 하였습니다.
키지지에서 다운타운에서 공부할 수 있는 튜터를 구한다고 하니까 순식간에 10명이 메일을 보내오더군요.
한 시간당 20불을 줘야하는 큰 지출을 해야 하지만 이대로는 영어가 안늘겠다는 느낌이 오더군요.
다음주 월요일부터 수업을 하는데, 열심히 열공해서 영어에 확 적응해봐야 겠습니다.
4. 목표
캐나다에서 저의 목표는 '영어 실력 향상, VFS(밴쿠버 필름 스쿨) 진학' 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VFS 진학은 포기하기로 하였습니다.
한국인 매니저분과 상담을 하고 만약 합격을 해서 1년 과정을 다닌다고 가정할때
학비+생활비가 대략 1억 가까이 들더군요.
입학을 위해서는 포토폴리오, 영어가 준비되어 있어야 했는데
이 두가지는 어떻게 공부를 해서 준비를 해서 맞춰보겠다고 하지만
학비부분은 도저히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더군요.
대학교도 부모님 도움으로 겨우 졸업한 제가, 또 손을 벌릴 수 없었고 집에도 이만한 돈은 없습니다.
정말 여러가지로 많이 가능성을 체크해봤지만 답이 나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저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워홀 이후의 저의 인생에 대해 어떻게 설계를 할 것인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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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00일이 지났고, 내일이면 또 101일이 시작됩니다.
나태해지지 않게 조금 더 자신을 채찍질 해서 정신을 차려야 겠네요.
캐나다에서 생활이 쉽지 않다는 것을 요즘 체감하고 있습니다.
아파도, 외로워도, 슬퍼도 혼자 많은 것을 감내해야 하고
친구와도 술한잔 기울일 수 없고
혼자 이 먼 곳에서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자책할때도 있습니다.
힘들지 않으면 이상한게 해외 생활이지만,
정말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경험이 나중에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고
오늘을 또 열심히 살아보렵니다.
여러분들도 항상 힘내시길 바랍니다.
짧지 않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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